2차창작

졸업 후 미래 날조물/ 둘 다 야구를 안 합니다/ 2차/ BL/ 쿠라사와/ 실외주차장은 온통 직사광선이 내리쪼이는 와중에 통유리를 갑옷처럼 두른 빌딩이 반사하는 빛까지 뒤덮여 빛이 홍수를 이루고 있었다. 그 속으로 새카만 차 한 대가 미끄러지듯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 시동이 꺼지고 운전석에선 야구모자에 선글라스까지 쓴 남자가 나왔다. 차에서 내린 그는 작은...

러브레터 썰 정리

2차/ BL/ 아오후타/ 사물함 안에 러브레터가 있다면 사물함 주인을 좋아한다는 고백이란 것이 정설이나 아오네는 사물함 안에 있는 러브레터에 대해 쉽게 마침표를 찍을 수 없었다. 지금부터 이 러브레터의 수상한 점을 세 가지 들겠다. 첫 번째, 이 러브레터는 사물함 안에 있는 걸 아오네가 알게 된 후로도 일주일이 넘게 계속 그 자리에 있었다. 러브레터라면 어...

아오후타

2차/ BL/ 아오후타/ 아침이다. 어둠 속에 미명이 찾아왔다. 후타쿠치는 이미 닫혀 있는 눈꺼풀을 더 꽉 닫아보려 하다 곧 무의미한 반항을 멈추었다. 한번 자각하고 나자 눈꺼풀을 손쉽게 침투한 빛은 사라질 생각이 없다는 듯 사정없이 후타쿠치의 정신을 흔들어 깨웠다. 결국 눈을 떠서 매일 보던 그 풍경을 보고야만다. 익숙한 모양새를 한 텅 빈 천창을 물끄러...

아오후타

2차/ BL/ 아오후타/ 후타쿠치 켄지는 아오네 타카노부의 친구다. 어느날 그가 말했다. 비스듬히 방향성이 느껴지는 오후의 햇살이 쏟아지고 있었고 아오네는 그때 후타쿠치가 입고 있던 옷의 주름 하나까지도 다 떠올릴 수 있었다. 하나도 따뜻하지 않은 날씨였다. "우리 사귈래?" 아오네는 대답했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났다. 둘은 10분 정도 일찍 약속장소에서 ...

아오후타

2차/ BL/ 아오후타/ 코타츠는 은근히 넓다. 발이 튀어나간다든가 하는 것에 대해서 신경을 끈다면 성인 남성 두 명이 들어가서 누워있어도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을 정도로 넓다. 물론 그건 신체 스펙이 평균치를 훌쩍 넘어버린 고등학생 두 명이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모든 일이 평화롭게만 흘러가지는 않을 때도 있는 법이다. '좁아' 후타쿠치는 소리 없이 입만...

아오후타

2차/ BL/ 아오후타/ 거의 99.99% 아오네의 의지로 후타쿠치와 아오네는 라멘 집에 갔다. 메뉴는 이번에도 역시나 상대가 시킨 걸로. 괴랄 한 메뉴를 각오했건만 아오네가 시킨 건 예상 외로 평범한 돈코츠 라멘이었다. 시간이 저녁 시간이니 외려 그냥 식사를 먹으러 온 것이 되었다. 짜고 단 가벼운 맛을 주는 간식과는 또 다른 뜨끈한 국물에서 퍼져 나오는...

AU

2차/ BL/ 조사나/ 어째서 일상은 순식간에 깨어지는지. 슌페이는 펑고 중에 발목을 삐끗했다. 그것 자체는 별 것 아니었지만 전원이 우르르 몰려오는 것이 웃겨 하하하 웃었더니 애들에게 핀잔을 들었다. 그렇지만 웃음이 나는 걸 어떡하냐는 말에 이상한 사람 취급까지 받게 되었다. 사실을 말한 것 뿐인데? 물론 더 안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렇잖아도 인원수가 ...

아오후타

2차/ BL/ 아오후타/ 지금 먹는 감자칩은 씨솔트맛이다. 원래 찾았던 건 콘소메 맛이었지만 때마침 다 떨어진 탓이다. 먹어본 결과 오늘 사먹은 건 다른 감자칩들에 비해 훨씬 딱딱했다. 하지만 그만큼 와작와작 바삭하게 씹는 맛이 있었고 생각보다 입안이 까지거나 하는 일도 없었다. 후타쿠치는 개봉하고 한동안은 그냥 놔둬도 그리 눅눅해질 것 같지 않은 딱딱하고...

아오후타

2차/ BL/ 아오후타/ 유리 속에 있는 것만 같다. 쉬는 시간은 반 이상이 지나가 의자를 끄는 소리나 교실에서 뛰쳐나가는 움직임도 없이 어항 속처럼 조용했다. 전 시간 수업이 너무 지루한 나머지 쉬는 시간까지 쓰러져 잠든 애들이 많은 탓도 있었다. 아침부터 지금까지의 일과를 하나하나 떠올려본다. 아침에 눈을 뜬 순간부터 지금까지, 기억은 낮잠이라도 든 것...

무근본 세계관 AU+짝사랑

2차/ BL/ 조사나/ 어째서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은 모두 위험한 빛깔을 띄는가. 슌페이는 혼자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골목길 사이에 걸린 밝은 빛을 보았다. 아름다운 빛은 어두운 박공지붕의 경사면을 하나 하나 쓸며 다가와 가만히 뺨을 쓸었다. 슌페이는 높은 파도를 덮어쓰는 것처럼 팔을 들어 얼굴을 가렸고 물살에 떠밀리 듯 풀썩 쓰러졌다. 이웃에게 발견되어 ...

안 쓸 거

모든 건 불가능으로부터 시작한다. 갓태어난 사람은 걷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것에서 시작해 하나 하나 가능의 영역으로 바꿔나간다. 우리의 관계 또한 불가능의 영역에 있었다. 갓난아기가 걷고 말하는 걸 배우는 것과 다른 점이라면 우린 이미 그 다음 단계에 닿아있다는 점이었다. 걷는 걸 배우기 전에 자유롭게 나는 법을 배운 이가 자갈이 여린 발바닥을 찌르는 고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