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라의 도움을 받아 옷을 갈아입고 바로 필리엔의 방으로 쫓아온 터라 입고 있을 때는 이 정도인줄은 몰랐다. 릴리의 처음 목적에는 방금 전 대화보단 지금 상황이 더 걸맞긴 했다. 태풍이 몰려올 때 어떤 이는 도망치고 어떤 이는 겁에 질려 포기하지만 어떤 이는 폭풍 속으로 뛰어들어 매처럼 날아오르는 법. 릴리는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했다. 이대로 가자! 릴리는 ...
원작과 다른 설정과 내용으로 쓴 팬창작입니다/ 이전 내용: [광마회귀] 신 자두 https://posty.pe/q373e1 잘생긴 공자가 은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더니 자연스럽게 빈 의자에 자리잡고 앉았다. 점소이도 재빨리 찻잔을 더 놓았다. 소영이 좋다 싫다 표할 틈도 없었다. 조금 어안벙벙한 상태에서 갑자기 공자와 눈이 마주쳤다. 그가 눈웃음을 흘리며 ...
메시지는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었다. 의미야 어쨌든 릴리에게 보내론 선물이다. 거기 섞인 함의에서 느껴지는 껄끄러움과는 별개로 물질에는 죄가 없다. 릴리는 병을 열어 내용물을 맛보았다. 설탕에 절인 꽃은 혀 위를 달싹하게 만들었다. 달콤했지만 왜인지 기분을 가라앉게 만드는 맛이었다. 미리 약조한 대로 릴리가 필리엔의 방을 찾았다. 해는 졌지만 조명을 밝혀두...
중반 이후 분량 스포일러가 있습니다만 원작과는 다른 내용과 설정의 팬창작입니다/ 서생이기도 하고 무제이기도 한 자가 달리고 있었다. 사위는 살풍경하게도 달빛에 잠겨 있고 빛을 받은 것들이 숨죽인 시신과 드러난 뼈처럼 적막했다. 그날의 기억이 떠오른 건 당연한 흐름이었다. 모든 게 달라진 날, 제 스승을 죽인 날의 기억. 이제는 먼 과거였으나 몇 가지 기억만...
롱겟이 다시 고개를 들어 앞을 보았을 때 필리엔은 처음 그곳으로 걸어갔을 때처럼 대검을 비스듬히 늘어뜨린 채 혼자 서있었다. 무슨 조화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일시적으로 모래 폭풍 같은 게 일어나는 바람에 필리엔이 뭘 하는지 보기는 커녕 자리에 제대로 선 이조차 없었다. 미리 얘기를 들은 롱겟마저 어안 벙벙하니 다른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분명 폭풍이 ...
원작과 다른 설정과 내용인 팬창작입니다/ 아직 아침이 온전히 밝아오지는 않은 시간이었다. 남자는 이른 시간에 눈을 떴다. 여전히 주위를 덮은 어둠 속에서도 주위를 확인하는 건 충분했다. 그의 주변엔 아무도 없었다. 세상이 적막 속에 가라앉아 있었다. 남자는 졸음 없는 눈으로 검은 천장을 바라보다 자리에서 일어나 차림새를 바로하고 밖으로 나갔다. 방은 어둠만...
어쩐지 첫만남이 떠오르더라니 이게 마지막이라서 그런 거였나 보다. "그쪽보고 죽으라고 하는데 '네 알겠습니다' 하고 돌아왔습니까?" 필리엔이 이번에도 어설프게 입꼬리를 올렸다. 어쩐지 간단하게 전달하면 될 것을 말을 질질 끌면서 영 이상하게 군다 싶더라니만 또 괴상한 짓거리를 펼칠 계획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분명하게 말하건대 뒤에 남은 똥은 롱겟이 치우게 ...
"부인이 있는데도 그런 곳을 그렇게 자주 갔던 거야?" 롱겟의 상관은 그가 예상치 못한 소리를 자주 했으므로 크게 놀라지는 않았으나 그렇다고 해서 낯설게 생각되지 않는 건 아니었다. '그런 곳'이라니, 롱겟은 머리털 나고 남자가 그걸 이렇게 칭하는 건 처음 들었다. 롱겟은 자신의 튼튼한 모발을 걸고 맹세할 수도 있었다. 일단 맹세를 뒤로 미룬 롱겟은 상관의...
기절했다. 무려 라그랑시에 공작의 개인 막사 안에서 피를 철철 흘리며. 다시 정신이 들고 나서는 자신이 본 은발 미소년이 누구일지 너무나 확실하게 깨달았으므로 롱겟은 깊은 심적 고통에 빠지고야 말았다. 안타깝게도 의가사제대 대상은 아니었다. 쓸데없이 안 좋은 기억까지 같이 떠올려버렸다. 롱겟이 이렇게 아련한 과거를 회상하게 된 건, 보면 알겠지만 그의 나이...
하지만 적병의 정신머리가 어떠한지는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게 되었다. 직후에 롱겟의 등을 노리던 병사가 저 멀리 날아가버리고 말았으니까. 병사가 휙 날아가며 완전히 너덜너덜해진 갑옷 조각이 허공으로 튀어올랐다. 보통 갑옷이라는 물건이 그렇게 쉽게 조각나도록 만들어져 있지 않았다. 하지만 일반 상식으론 사람이 몸에서 빛을 내지도 않는 편이었으니 참작할만 했다...
희게 빛나는 모래를 보며 롱겟은 과거를 떠올렸다. 첫 번째는, 그의 상관에 대한 것이다. 그래. 슬프게도 그때의 그는 그런 생각을 했다. 신분도 낮고 나이도 어린 상관에 대한 첫인상은 뭐……, 썩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었다. 당시에는 그런 곳에 신경을 기울일만큼 롱겟에게 여유가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우연찮게 소문을 듣고서도 가문의 힘으로 어거지로 판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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